[세상풍경과 영어 한글자] 이순신장군, lesson – less
이강석 한글자 전도사
진해에는 이순신장군 승전지 중 합포, 웅포, 안골포가 있습니다. 진해 속천항에서 안골포까지 30km를 걷다보면 이 세 곳의 승전지를 순서대로 들러 격렬했을 그 날의 싸움과 조선 수군이 격하게 내지르는 승리의 환호성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걷는 길은 혹독해서 발이 ‘혹사’했으나, 가는 길이 온통 눈처럼 휘날리는 벚꽃이어서 눈이 ‘호사’를 누렸습니다. 그래서 진해 바닷가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떠올랐습니다. ‘진해’는 어디나 벚꽃 향기가 ‘진해’요.
진해의 승전지 중 웅포해전기념비에 서면 가슴이 아립니다. 기념비 뒤 바다 건너 산에 왜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웅천왜성 또는 남산왜성이라 불리는 왜성이 승전지 바로 앞에 있다는 것은, 옥포승첩지 옆에 치욕의 칠천도 패전지가 같은 거제에 있는 것처럼 승리는 지속적인 현명한 판단에 의해 이어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성 대부분은 호남 순천부터 동해 울산까지 조선을 반격하기 위해 왜군이 동·남해안 일대 40여곳(현재 30곳 발굴)의 해안 요충지에 쌓았습니다. 안골포에도 안골왜성이 있습니다. 웅천왜성(남산왜성)을 좋은 길 놔두고 벼랑길로 전투하듯 올라가 보았습니다. 왜성 정상(184m)에 펄럭이는 태극기가 조선 수군의 배들이 왜선을 물리치기 위해 수없이 지나 다녔을 가덕도 앞바다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진해루에서 벅차게 바라본 일출로 시작한 일정은 한 밤을 환하게 비추는 벚꽃 옆 파란 신호등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인생의 파란 신호등은 오직 철저한 대비와 지혜로운 판단으로 켜진다는 것을 이순신장군 승전지에서 뼈아프게 얻는 교훈입니다.
lesson - less
어리석음과 오만을 덜(less) 부려야 진정한 교훈(lesson)을 얻는다!
【이강석 소개】
현재 ‘한글자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내 운명을 바꾼 한글자』, 『특허받은 영어학습법』 저자입니다.